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고령화 추세에 따른 정치 변화에 대해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상진 센터장님 나와 계신가요?
- 신문사에서 주필 활동을 할 땐 날카로운 글을 자주 봤었는데 요즘 뜸하신 것 같습니다. 엊그제 노인 정치에 대한 변명이라는 글을 올리셨던데요. 우리 정치권에도 소위 올드보이 라고도 폄하된다고 할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선 저는 신문사를 정년퇴직하고 지금은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에서
노인 일자리를 알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권에도 예전에 활동했다 사라진 분들, 소위 올드 보이들이 다시 정치권에 대거 컴백하면서 노인 정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화에 따른 사회 전반적인 추세라고 봐야겠죠. 다만 노인들이 정치나 경제 등 사회전면에 나섬으로써 젊은 사람들에 비해 생산성과 활력이 떨어진다고 우려하는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습니다. 』
- 우선 우리 정치권의 현실 어떻게 보십니까?
『 우리 정치권이 전반적으로 고령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양대 정당을 보면 고령화 추세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65세인데 어린 편이고 지금 더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김종인 대표는 76세, 지난 1월 창당한 국민의당 한상진 위원장은 71세입니다. 또 각 당의 총선 관리와 심사를 맡고 있는 후보자 공천관리위원장은 한결같이 70대입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71세, 더민주당 홍창선 전 카이스트 총장이 72세, 국민의당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77세니까요.
전북의 경우 14개 시군 자치단체장 중 8명이 65세 이상입니다.
군산의 문동신 시장이 78세, 김제 이건식 시장이 72세, 고창 박우정 군수가 71세입니다. 그리고 69세 단체장이 4명이나 됩니다. 정읍 김생기 시장, 임실 심민 군수, 순창 황숙주 군수, 장수 최용득 군수가 그렇습니다.
부안 김종규 군수는 65세고요. 이번 도내의 20대 총선 후보 가운데도 65세 이상이 6명인데 그 중 3명은 70대입니다. 』
- 노인 정치라고 하는 게 용어가 따로 있기는 있습니까?
『 정치학교과서에 나오는 용어는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흔히 쓰는 용어가 됐습니다. 영어로는 gerontocracy라고 그러는데 geron은 노인, cracy는 지배라는 뜻으로 노인지배 사회나 노인정치를 말하는 것이죠. 실버크라시라고도 합니다.』
- 우리나라만 그러한가요?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 노인정치는 과거 소련이나 중국 등 공산주의 국가나 로마 원로원 등에서 성행했습니다. 옛 소련은 1980년대 말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기 전까지 20년 넘게 70대가 공산당 정치국원 자리를 독점했습니다. 중국도 덩샤오핑이 국가 주석에서 물러날 때 85세였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선거를 봐도 그렇습니다. 민주당 힐러리클린턴이 69세,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버니 샌더스가 74세, 그리고 막말 파문에도 앞서가고 있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70세입니다.』
-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고령화도 그렇고 정치권의 고령화, 국무위원들도 현 정부 들어서 더 심해졌다고 봐야 되나요?
『 갈수록 정치권이 급격히 고령화되는 추세입니다. 국무위원 중 30∼40대, 말하자면 50세 이하는 1명도 없습니다. 19대 국회의원도 300명 가운데 30∼40대가 42명뿐입니다.』
- 말씀 들어보면 굳이 변명이라고 제목을 달지 않아도 될 뻔 했습니다.
『 그것은 청년들의 실태 특히 청년실업이라든지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 논란 등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사라져 버린 현실이 안타깝고, 그에 반해 노인들이 너무 설치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 문제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그리고 이에 따른 대책이라고 할까요?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가 문제인데요. 우선 노인에 대한 기준,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노인 기준은 세계적으로 65세입니다. 130∼140년 전인 1880년대 독일 비스마르크가 사회보험과 정년을 도입하면서 세운 기준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연금을 65세부터 주고 있고, 각종 경로우대도 65세부터 적용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1970년대 평균수명이 61.9세였습니다. 하지만 OECD가 지난해 발표한 2013년 평균수명은 81.9세였습니다. 45년 만에 20살이 늘어난 셈이죠. 의료전문가들은 영양이 좋아지고 의학이 발달해 자기 나이에 0.7을 곱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현재 60세이면 예전의 42세, 70세이면 49세인거죠. 또 유엔도 지난해 인류의 평균수명이 늘어난 점을 고려해 생애주기를 새로 구분했습니다. 미성년자 0∼17세, 청년 18∼65세, 중년 66∼79세, 노년 80∼99세, 장수노인 100세 이상으로 분류했습니다. 65세도 청년인거죠.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노인 기준을 7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오늘은 시간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