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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12)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전북일보. 2017.11.23)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1-23   조회수: 599   

 

참여&소통, 2017 시민기자가 뛴다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덜 고통스럽고 품격 있게 맞는 삶의 마지막 순간 

호스피스·완화의료, 완치 어려운 말기 환자에게 평안한 임종…가족들 고통·슬픔 덜어주는 총체적 돌봄 /
연명의료 중단 합법화, 기계 의지한 연명 거부 스스로 죽음 결정…임종 과정 판단되면 환자 뜻 따라 존엄사
|  desk@jjan.kr / 등록일 : 2017.11.22  / 최종수정 : 2017.11.22  22:25:18


 

 
▲ 엠마오사랑병원 4층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한 말기암 환자를 요양보호사가 돌보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명 연장으로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닥쳤으나 노후 10년 이상을 질병의 고통 속에 보내다 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삶의 마지막 커튼이 내려질 때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 없을까. 이러한 의문에 대한 대답이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결정이다.

△영원한 이별…그러나 고통스럽지 않게


  
▲ 엠마오사랑병원 4층 호스피스병동 복도에 마련된 희망나무. 말기암 환자의 치유를 기원하는 가족들의 사연이 빼곡하다.

지난 6월 19일, 전주 다가공원 옆 엠마오사랑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이모씨(52). 20대부터 그를 괴롭혔던 B형 간염은 간경화가 되었고 2013년에는 간암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당시 군 복무 중이던 아들에게 간 이식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2년 후인 2015년 암세포는 척추까지 전이됐다. 2개월 전부터는 하지마비로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상황.

이씨와 아내 김모씨(49)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선택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김씨는 남편의 병실에서 쪽잠을 자며 노인복지센터로 출퇴근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이 힘든 것보다 통증과 고열로 고통스러워하는 남편을 보는 것이 더 힘들었다. 넉넉하지는 못했어도 늘 성실했고 가족밖에 몰랐던 남편. 김씨는 매일 밤 잠든 남편의 곁에서 하루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기록했고 딸은 아픈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호학과에 진학했다. 87세의 아버지는 병든 아들을 먼저 보내야 했다. 이 같은 100일간의 병상일지는 EBS 메디컬다큐 ‘7요일’을 통해 방영돼 많은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

1998년 호남지역 최초로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시작한 이 병원에는 이씨와 같은 말기암 환자가 32명(29병상) 입원해 있다. 간암뿐 아니라 폐암, 뇌종양, 직장암, 전립선암, 간내 담낭암 등 병종도 다양하고 사연도 가지가지다. 일반 병원이나 요양병원을 전전하다 옮겨온 환자들은 전인의료와 환자별 맞춤의료에 “이곳이 천국이네!”라며 감사한다고 서인숙 간호부장은 들려준다.

△회복 불가능한 말기환자와 가족 돌보는 전인적 팀 접근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완치가 불가능한 말기환자가 품격 있는 삶을 유지하면서 마지막 순간을 평안하게 맞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을 덜어주는 총체적 돌봄을 뜻한다. 여명(餘命)이 6개월 이내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수술요법 등 더 이상 치료가 안 될 때 의사의 판단에 따라 의뢰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신체적·사회적·정서적·영적인 4가지 측면에서 전인적 팀접근을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게 신체의 고통을 덜어주는 통증 완화다. 말기암 환자의 75∼80%는 참을 수 없는 통증을 호소하는데 이때 필요하면 항구토제나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다.

호스피스·완화의료팀에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이 한 팀을 이뤄 돌봄에 나선다. 엠마오사랑병원의 경우 전담의사 2명과 간호사 15명, 사회복지사 2명, 성직자 1명, 자원봉사자 35명이 조를 나눠 일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종이 3일 정도 남은 환자를 위해 ‘생명사랑실’이 따로 마련돼 있고, 매주 수요일마다 보호자를 위한 ‘담쟁이가족 간담회’도 갖는다. 또 임종 후 13개월까지 가족을 케어해 주는 ‘사별가족모임’도 활성화돼 있다. 특히 2015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완화의료 도우미제도는 전북에서 유일하다. 40시간의 호스피스 교육을 받은 요양보호사 1명당 환자 3∼4명꼴로 돌보고 있다. 하루 4000원, 한 달 12만 원 가량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당초 호스피스의 어원은 ‘hospitality’로, 이 용어가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의료의 영역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1948년 영국에서 부터다. 우리나라는 1965년 호주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에 의해 강릉에 ‘갈바리의원’을 세운 게 효시다. 2001년 국립암센터가 설립되었고 2008년부터 보건복지부에 의해 완화의료 전문기관 지정이 시작되었다. 2016년에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에 관한 법률(일명 웰다잉법)’이 제정돼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지난 8월부터 시행됐고, 대상도 말기암 뿐 아니라 비암환자(에이즈,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경화)로 확대되었다. 연명의료는 2018년 2월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10월말 현재 호스피스·완화의료는 81개 기관에 1321병상이 운영되고 있다. 전북지역에는 전북지역암센터(전북대병원), 군산의료원, 남원의료원, 재단법인 원불교 원병원, 엠마오사랑병원 등 5개 기관 93개 병상이 운영 중이다. 호스피스 이용률은 17.5%로 아직 저조한 편이다. 2015년 사망환자의 평균 서비스 이용기간은 32.5일로 집계되었다.

△임종시 불필요한 연명의료 않기 위해 사전의향서 작성

병원에서 소생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기계에 매달린 채 단순히 생명만을 유지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이제는 이러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환자가 스스로 죽음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웰다잉법 시행으로 임종과정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서 ‘임종과정’이란 “회생의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한 상태”(법 제2조)를 말한다.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이 임종과정이라 판단해야 한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내려지면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일반시민들이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평소 건강할 때 사전의향서를 작성한다. 그러다 임종과정에 접어들면 언제 어디서나 의료진이 의향서를 열람해 환자의 뜻대로 존엄사를 돕게 된다.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 사건 이후 20년 만에 연명의료 중단이 합법화된 것이다.



● 윤욱희 한국호스피스협회장 "신체는 후퇴할지라도 정신 새로워진다 믿어"


  
▲ 윤욱희 한국호스피스협회장

“호스피스는 말기환자와 그 가족을 위해 죽음과 사별까지를 포함한 총체적이고 포괄적이며 전인적인 돌봄입니다. 특히 임종은 겉사람(사회적·신체적)과 속사람(정신적·영적)의 분리로 볼 수 있는데 겉사람은 후퇴할지라도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진다고 믿습니다.”

한국호스피스협회장을 맡고 있는 윤욱희 엠마오사랑병원장(62)은 30여 년 동안의 의료인생활을 호스피스와 함께 해왔다. 전주 출신으로 이화여고를 나와 전북대 의대 본과 4학년 실습 때부터 호스피스에 관심을 가졌다. 환자가 죽으면 그냥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죽은 다음 어떻게 해야 좋은가를 고민했다는 것.

1988년 전주시 전동에 풍남의원을 개원하면서 말기암환자와 가족을 어떻게 돌볼지 기독교적으로 접근했다. 그러다 간호신문에서 이화여대병원 가정 호스피스 교육생 모집 기사를 보고 교육을 받게 됐다. 이어 남편과 함께 일본 유학을 다녀왔다. 마침 어느 시설에서 방문진료를 요청해 가보니, 눈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 한 분이 누워있는데 어깨까지 소변이 척척했다고 한다. 그나마 의수를 하고 있어 충격을 받았다. 이때 가정방문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 30병상 규모의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곧 바로 옛 예수병원을 인수해 엠마오사랑병원을 열었다. 노인과 장애인, 호스피스 환자 등 기능저하 환자를 주로 보고 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 호스피스·완화의료 수준이 미국 등 선진국 못지않게 앞서 갈 것이라고 낙관한다. 왜냐면 외국에서는 신체적·사회적 진료를 주로 하는 터미널 케어인데 비해 우리는 영성을 포함한 진정한 전인적 진료를 하기 때문이란다. 또한 윤 회장은 “병이 악화되면 중환자실로 보내 온갖 검사와 치료를 하는데 이는 본질보다 부모님을 잘 모셨다는 명분에 집착한 것”이라며 “호스피스를 통해 마지막 가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풍요로워야 자녀들의 애도반응이 병리로 가지 않는다”고 연명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호스피스협회는 전국 12개 지회에 103개 기관이 가입해 호스피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 회장은 2018년부터 이사장을 맡을 예정이다. 더불어 전북병원협회 부회장과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전북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조상진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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