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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소통 7] 늘어나는 노인학대(전북일보 2016.10.13)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0-13   조회수: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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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민기자가 뛴다

[참여&소통 7] 늘어나는 노인학대
2014년 전북지역 학대사례 207건…가정서 가장 빈번 /
조기대응 중요…치료시설 확충·가해자 치유 필요
desk@jjan.kr / 등록일 : 2016.10.12  / 최종수정 : 2016.10.12  23:22:06
 

▲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지난 8월 11일 전주 반월노인사랑의 집을 찾아 노인인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로효친을 중시했던 우리 사회에 노인학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노인복지법 개정으로 노인 학대를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설치되고, 공적 지원도 이뤄지고 있으나 매 맞는 노인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부시럭 소리만 나도 두근두근 불안해

우선 전북지역에서 일어나는 노인 학대 사례를 보자.

# 사례1 : 전주에 사는 김모 씨(65)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 임모 씨(88)에게 욕설을 하고 손찌검을 하는 등 못살게 굴었다. 보다 못한 이웃이 112에 신고를 했다. 출동한 경찰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일단 분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어머니 임씨를 쉼터에 모셨다. 임씨는 6·25 전쟁 때 남편을 잃고 슬하에 아들 하나만을 키워왔다. 경찰 등이 찾아 갔을 때 “그래도 내 아들 뿐”이라며 “아들의 알코올 치료와 함께 장가를 보내고 싶다”고 아들을 염려했다.

# 사례2 : 남원에 사는 이모 씨(80)는 걸핏하면 부인 박모 씨(74)를 칼로 찔러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돈을 벌어다 줄 땐 말을 잘 듣더니, 70 넘어 부터 부부관계를 거부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부인 박씨는 젊었을 때부터 남편의 잦은 외도로 지쳐 있었다. 10년 이상 우울증 약을 복용해 왔다. 또 평소 잘 씻지도 않고 너무 자주 부부관계를 원해 싫었다.

이들은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상담 사례다. 학대 피해 노인들은 “밖에서 부시럭 소리만 나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고 마음이 항상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5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의 노인 학대 신고건수는 1만1905건으로 2014년 1만569건에 비해 12.6%가 증가했다. 실제 학대사례는 3818건으로 2014년 3532건에 비해 8.1%가 늘었다. 전북의 경우는 760건의 신고건수 중 학대사례는 207건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3년마다 실시)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 10명 당 1명이 ‘학대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경찰이 추산한 노인 학대 피해자는 64만명에 이른다.

△가해자는 친족이 압도적으로 많아

  

▲ 2014년 8월 13일 익산 부송종합복지관에서 실시한 노인유사체험.

 

노인학대가 일어나는 곳은 가정이 85.8%로 압도적이다. 다음은 양로시설, 요양시설 등 생활시설이 5.4%, 병원이 2% 정도다. 최근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생활시설내 노인 학대의 경우 대부분 시설종사자에 의해 발생한다.

가해자는 아들이 36.1%로 가장 많고, 배우자 15.4%, 딸 10.7%, 며느리 4.3% 순이다. 거의 대부분이 친족에 의한 학대인 셈. 피해자를 보면 여성노인이 71.4%로 남성노인 28.6%에 비해 훨씬 많다.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가 37.9%로 가장 비중이 높고 신체 학대(25.9%), 방임(14.9%)이 뒤를 이었다. 노인 학대의 절반 이상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치매 환자도 전체 학대 노인의 27%에 달했다.

원인분석 결과 분노, 자신감 결여, 폭력적 성격, 사회적 고립 등 개인의 내적 문제(33.8%)로 노인 학대가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혼·재혼·부부갈등·스트레스 등 개인의 외적 문제(19.3%), 노인 부양 부담에 따른 학대(11.1%), 노인에게 의존하는 경제력(11.1%) 등도 노인 학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노-노학대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2014년 1526건에 비해 2015년 1762건으로 12.8%가 증가했다.

이들 노인 학대를 다루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은 중앙 1곳, 지방 29곳 등 모두 30곳이다. 전북은 2곳으로 전주(전북)가 2004년, 군산(전북서부)이 2014년에 설립됐다. 전북지역에서 노인학대로 인해 격리시켜야 할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쉼터는 전주 1곳이 유일하다. 그것도 5명을 수용하는 게 고작이다.

△조기대응, 가해자·피해자 동시 치료해야

노인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정부는 예방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오는 12월 30일 시행 예정인 개정 노인복지법은 노인학대 범죄자의 노인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고 노인학대 상습범과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의 학대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았다. 신고의무자 직군도 8개에서 14개로 늘리고 신고 불이행 과태료를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국회에서도 ‘불효자 방지법(효도법)’을 추진한 바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은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면 재산을 환수하는 민법개정안과 존속폭행의 경우 부모가 고소하지 않거나 처벌을 원치 않아도 처벌할 수 있는 형법개정안이 핵심이다. 일본은 2006년부터 ‘고령자 학대 방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노인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조기에 적극 대응이 중요하다. 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듯 노인학대도 조기에 대응해야지 은폐되면 상습화되고 고질화돼 고치기가 어렵다. 둘째, 피해자의 경우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시달리기 때문에 치료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셋째, 가해자에 대한 치유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경제적 형편과 정신질환 치료, 교육 등 근본적 치유책이 중요하다.

학대노인 전화는 전국적으로 1577-1389이다. 여기서 ‘8은 빨리, 9는 구해주세요’라는 뜻이다.

●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 정미순 관장

 "공공시설 학대 갈수록 심각, 피해자 문제해결 의지 관건"

  

“노인학대는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남의 일이라 생각하고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전북노인보호전문기관 정미순 관장(56)은 “우리 지역은 노인학대가 발생했을 때 사법처리보다 인정에 이끌려 가해자를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최근 들어 인권의식이 높아지면서 피해자 본인의 신고율이 높아져 다행”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양로원과 요양원 등 공동생활시설에서 노인학대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문제라고 한다. 발생건수가 많지 않으나 보호자가 공공시설에 맡긴 것이기 때문에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학대 예방을 위해서는 피해 노인 스스로 문제 해결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어려움 중의 하나다.

이들 노인들은 “나만 죽으면 해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인식개선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학교나 노인보호시설, 경로당 등의 커리큘럼에 노인유사체험을 비롯한 인권교육을 넣어야 하는데 협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또 전북의 경우 전북노인전문보호기관이 도내 전 지역을 맡아 오다 2014년에 군산에 한 군데 더 생겼지만 타지역과 비교해 기관수를 늘리던지 아니면 증원을 바랐다. 피해노인의 집을 자주 방문하면서 개입하고 홍보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쉼터 역시 광역자치단체별로 1곳에 불과하고 최대 4개월 머물 수 있어 지원이 필요하다. 이들은 마음의 상처가 깊어 심리치료, 물리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것.

그런 가운데서도 1박2일 가족캠프 후 손잡고 다시 찾아오는 가족을 보면 흐뭇하다고 한다. 은행을 다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 정 관장은 2004년 삼동회에서 기관을 위탁받아 문을 열 때부터 지금까지 관장을 맡아 오고 있다.

  
▲ 조상진 전주시노인취업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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