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올해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인구의 고령화는 20세기 후반부터 뚜렷하게 나타난 전 세계적 흐름이긴 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심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저출산과 겹쳐 사회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가 감당할 역량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다. 물론 국가 전체가 나서 대응해야 할 문제이지만 지역 차원에서도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전북은 지표상 전남과 경북에 이어 세 번째 초고령 사회가 되었다. 지난 7월 기준 도내 전체인구는 182만5381명이며 이 중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0.01%인 36만5173명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북은 고령화율이 가장 높다고 봐야 한다. 전남은 광주와 경북은 대구와 같은 생활권에 있어 이를 감안한다면 전북의 고령화율이 가장 높다. 특히 시군별로 보면 도내 14개 시군 중 임실, 진안, 고창, 순창, 무주, 장수, 부안, 김제 등 8개 시군이 30%를 넘었고 남원, 정읍, 완주가 20%를 넘었다. 실제로 30%가 넘는 8개 농촌지역 시군은 대부분이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이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경제활동인구가 대폭 줄어들면서 생활SOC 확충에서도 소외돼 있다.
이 같은 초고령화 상황은 인구정책과 함께 경제 및 복지전반과 맞물려 거시적인 관점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마스터 플랜 수립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노인문제는 일자리와 함께 주거, 이동, 의료 및 돌봄, 연금, 사회보장, 종교 등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개인과 지역사회, 국가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며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
일본은 1995년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을 근거로 5년마다 주요정책 방향을 담은 ‘고령사회대책대강’을 발표하고 있다. 덴마크는 1987년 법으로 요양원 신규건설을 금지하고 재택서비스 내실화 및 다양한 노인주택 구축을 추진해 왔다.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지역통합돌봄사업을 30년 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도 2010년에 ‘2020 고령사회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고 2015년에 2030년을 대비하는 고령사회 마스터 플랜을 제시해 실천해 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우리나라, 그 중에서 가장 고령화율이 높은 전북은 마스터 플랜이 어느 지역보다 시급하다. 하루바삐 서둘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