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소득 양극화가 깊어지면서 복지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빈곤층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 등 정부 차원의 제도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안전망 구축과 지역주민들의 직접 참여 등 좀 더 촘촘한 대책 마련이 있었으면 한다.
빈곤의 나락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이나 지난 7월 북한이탈주민 모자가 굶어 죽은 사건 등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복지의 빈 구멍이 많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전북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전주시청 옆 여인숙에서 불이나 이곳에서 생활하던 70∼80대 노인 3명이 숨진 사건은 취약계층 주거복지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이들은 6.6㎡(2평) 크기의 쪽방에서 살며 폐지 고철 등을 팔아 생계를 꾸려왔다.
또 전주판 도가니 사건으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적 장애인 거주시설 ‘전주 자림원’이 폐쇄된 지 4년이 넘었으나 당시 시설에서 생활하던 장애인들 역시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증장애인 시설이 모자라, 대기인원만 50명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생활하다 퇴소한 아들을 돌보기 위해 직업까지 포기한 아버지는 우울증 진단을 받고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했다는 것이다. “나 죽으면 우리 아들은 누가 돌봐야 하나요”라는 호소는 절절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은 266만 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12만 명가량이 장애등록을 하지 못해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등록 이유는 48.2%가 ‘등록절차와 방법을 모르거나 등록 과정이 번거로워서’로 답변했다. 또 장애인 가운데 46.6%가 65세 이상 노인이며 26.4%는 1인 가구로 나타났다.
이러한 취약계층은 고령자, 장애인, 여성, 아동과 더불어 북한 이탈주민, 희귀난치병 치료자, 외국인 근로자 등 다양하다. 이들 취약계층이 복지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것은 복지 대상자가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찾아가는 복지, 발굴 복지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물론 복지 사각지대를 좁히다 보면 복지 불신과 복지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결국 복지 사각지대를 좁히는 해법 중 하나는 포용적 복지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사업이 아닐까 한다. 통합돌봄을 통해 지역 내 사각지대 발굴을 상시화 하는 방안을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